......


나름대로 내겐 참 다양한 친구들이 많이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및 대학교까지 거쳐 오며 만난 또래 친구들...

직장에서 만난 동기들과 선후배들...

취미생활을 하며 알게된 전국에 흩어져 계신 어르신부터 젊은 친구들까지...

휴대폰을 열어 그런 여러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주루룩 조회해 보았다...

갑자기 생소하게 느껴지는 이름이 있어 잠깐동안 '이게 누구지?' 생각해보니...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이틀이 멀다하게 연락하고 만났던 어떤 한 사람이었다...

분명,

그때만 해도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속에 있던 고민도 함께 나누었던 그런 가까운 사람이었는데도...

지금은 한번에 머릿속에 떠오르지도 않을 만큼 멀어지게 된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답은 어이없게도...

그냥 바빠서였다...

그렇게...

휴대폰에 떠 있는 그 사람의 전화번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문자 몇자 찍어 보낸다..

"ㅇㅎㅎ 요즘 뭐하셔~? 잘 지내고 있나 갑자기 궁금해지네??"

글자를 찍으면서도 몇번이고 지웠다 썼다를 반복하고,

보낼까말까 망설이다가...

어렵게 고민 끝에 써서 보낸 문자는 달랑 "잘 있냐"다...

...

지금 와서 생각하는 거지만...

뭐 그리 서로간에 잘못한 일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공교롭게도 우린 연락을 끊고 살았던 것이다..

물론,

나 뿐 아니라 그 사람도 나에게 연락을 안했으니...

서로 피장파장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름을 보고 바로 기억 못한 것에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잠시 뒤 답장이 온다...

"엇~? 웬일??... 안 죽고 잘 지내지ㅋㅋㅋ.. 댁도 별일 없구?"

뭐...

서로 챙겨주지 않으믄 사는 데 지장 많을 것 같던 그때를 생각하면...

몇년간 잘 지낸 걸 보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사실, 이것저것 다 무시하더라도...

일단 답장이 온 것 만으로도 무사하다는 것이니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요즘 같은 험한 세상에서...

별 탈 없이 잘 지낸다니 그냥 고마워진다...

"나 없어도 잘 살고 있어 다행이네, 기념으루다가 날 함 잡고 봐야겠소."

"그러게, 운이 좋았나?언제 한 번날 잡아보자고"

...

'언제 한 번'....

이거 참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다...

당장 만나는 것도 아니고...

막상 행동으로 옮기려니 좀 귀찮기도 하고,멀기도 하고, 서로 부담스러울 것도 같고...

가만 있자니 또 소원해질 것도 같고....

뭐...

어쩌겠는가??

그래도... 이렇게나마 안부를 알았으니...

다음에 보더라도 더 어색하진 않을 게 아닌가???

...

어쨌든...

문자메세지 몇 문장으로...

잃어버린 소중한 친구 하나를 찾아놨으니...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

가끔은...

휴대폰을 꺼내...

그동안 소원해진 누군가에게 몇 자 문자 메세지를 보내야겠다...

그러면서,

그때의 기억을 다시 한 번 떠올려 웃음지어 보는 것도

참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2008.1.19. 00:06 벌레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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